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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줄을 띄지 않았습니다. -2-

(시짱)│2025-12-23 19:54:34.0│조회수:5

엄마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집안으로 돌아갔다. 테이블 앞에 앉자 바로 눈앞에 다비레인저 케이크가 놓였다. 케이크 한가운데에는 대원 다섯 명이 저마다 필살기를 쓰는 사진이 붙은 판이 얹혀 있었다. 그 주위로 대원 다섯 명과 탈무드 사령관 모양의 조그만 설탕 과자가 늘어서 있었다.

“촛불을 열 개 켜줘.”

오냐, 오냐, 하면서 이유도 묻지 않고 엄마는 초를 꽂아 주었다. 아빠처럼 오늘 밤만은 특별히 어리광을 받아줄 모양이었다. 초에 불을 다 붙이고 생일날과 똑같이 방의 불을 껐다.

어둠 속에 희미하게 떠오른 열 개의 촛불. 빨려들 것처럼 촛불을 바라보며 나는 속으로 살며시 중얼거렸다.

‘해피 버스데이 투 미.’

미치루는 히데키의 스페셜 티셔츠, 반바지, 모자를 착용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공범자는 쭉 마귀할멈 집에 숨어 있었을 것이다. 미치루가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히데키의 옷을 가져오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원래는 신이 말했듯 히데키에게 다시 옷을 입히고 다른 곳에 묻을 생각이었으리라.

하지만 도시야가 나타나는 바람에 범인은 마귀할멈 집

에 갇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창문을 판자로 막아놔서 도망칠 길이라곤 현관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치루의 연락을 받고 우리가 마귀할멈 집에 모인다는 사실도 알았을 것이다. 몰래 도망치기 힘들 뿐만 아니라 히데키의 알몸 시체를 그대로 내버려둘 수도 없었다.

그래서 공범자는 미치루에게 지혜를 빌려주었으리라.

미치루가 범인임을 아는 지금은 여러 가지 사실이 훤히 보인다. 지금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던 여러 가지가.

우리가 뒷문을 열려고 했을 때 제일 늦게 온 사람은 미치루였다. 분명 그동안 치마 속에 숨겼던 히데키의 옷을 소파 뒤에라도 감췄을 것이다.

뒤뜰에서 히데키의 시체를 발견했을 때, 비명을 지르며 제일 먼저 도망친 사람도 미치루였다. 우리는 도망치는 미치루를 뒤따르듯 뒤뜰에서 공터로 달려갔다.

그때 뒤뜰에는 여전히 공범자가 남아 있었다. 미치루는 공범자가 히데키의 옷을 들고 가서 히데키에게 다시 입힐 여유를 주기 위해 우리를 유도한 것이다. 공범자는 분명 광에 숨어 있었을 것이다. 우물 덮개도 우리의 시선을 우물에 집중시키기 위해 벗겨두었으리라. 우물에서 히데키의 시체를 발견한 우리가 광 따위는 들여다보지도 않고 도

망치리라는 생각에.

그리고…… 다카시가 경찰에 신고하려 했을 때, 우리 아빠에게 전화를 걸자고 제안한 사람도 미치루였다. 우리가 공터에 머물러 있는 동안 경찰이 몰려오면 공범자는 독 안에 든 쥐가 될 테니까.

그래서 우리 아빠한테 전화를 걸라고 한 것이다.

왜냐하면…… 아빠가 미치루의 공범자였으니까.

믿고 싶지 않지만, 미치루가 범인이라면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나는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뒤뜰에 있는 아빠의 휴대전화로 연결됐다. 아빠는 미치루가 가져온 옷을 히데키에게 도로 입히면서 우리에게 한 번 더 히데키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번에는 옷을 제대로 입힌 히데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은 마귀할멈 집에서 탈출하기 위해.

아빠는 제일 안쪽 방에 숨어 있다가 우리가 그 방을 지나쳐 뒤뜰로 나간 후 마귀할멈 집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아빠가 내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정황상 범인이 뒤뜰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아빠는 형사인데도 나를 억지로 뒤뜰로 돌려보냈다. 그건 히데키를 위해서가 아니

라 아빠 자신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나랑 다카시 둘이 가려고 했을 때 미치루가 공터에 남기는 싫다면서 모두 함께 뒤뜰로 가자고 꼬드겼다.

광에는 발자국이 없었다. 당연하다. 안을 보고 없다고 말한 사람은 아빠니까. 그 후에 감식반이 조사했을 때도 수상한 발자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도 당연하다. 당당하게 남아 있는 아빠의 발자국을 보고 수상하게 여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아빠는 일부러 광을 보러 간 것이다.

집 안도 마찬가지다. 아빠의 머리카락이나 지문이 남아 있어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아빠는 히데키를 우물에서 건져낸 후에 젖은 장갑을 벗고 본부에서 우리 이야기를 들었다.

사고사로 위장하기 위해, 바깥쪽 걸쇠를 걸기 위해 광에 숨을 수 있었던 사람은 아빠 말고는 없다. 미치루와 함께 우리를 교묘하게 유도할 수 있었던 사람도 아빠뿐이다.

아빠는 형사다. 나쁜 사람을 체포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정의의 사도다. 그건 내 자랑이기도 했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지구를 지키는 다비레인저도 사람을 차로 치어 죽이고 경찰에 붙잡혔다. 형사인 아빠가 미

치루와 야한 짓을 하거나 히데키의 시체 처리를 돕는다고 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다.

그런데.

만약 우물에서 히데키를 발견했을 때, 미치루가 도망치든 말든 다카시와 내가 광을 들여다봤다면 아빠는 어떻게 했을까.

깨끗하게 죄를 인정했을까, 아니면…….

그것만은 스즈키에게 물어볼 수 없었다. 절대 알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빠의 진짜 아들이 아니다.

그래서…… 무서웠다.

흔들리는 촛불을 바라보며 나는 멍하니 생각했다.

‘해피 버스데이 투 미.’

마음속으로 한 번 더 중얼거리고 촛불을 불었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지난번보다 살살 불었다. 하지만 촛불은 어이없게도 전부 꺼졌다. 진짜 생일을 축복한다는 듯 제일 멀리 있는 빨간 촛불까지 깔끔하게 꺼졌다.

하지만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

어둠 속에서 빨간 양초의 불꽃이 내 숨결을 타고 심지에서 벗어나 허공을 미끄러져 나가는가 싶더니, 테이블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사람에게 옮겨붙었다. 불은 기름이라도 끼얹은 것처럼 엄청난 기세로 확 타올랐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게 천벌인가…….

분명 그럴 것이다. 스즈키, 아니 신이 내 소원을 바로 들어줬다.

그건 그렇고…… 이제 난 어떻게 되는 걸까?

앞을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자신이 더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26년 동안, 서른여섯 살까지는 반드시 살아남을 운명이다. 신에게 그런 선고를 받은 몸이다.

무엇을 위해 계속 살아가야 하는 걸까?

산다는 건 그렇게 즐거운 일일까?

차라리 신이 없었더라면…….

한숨을 푹 내쉰 다음 순간……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뭔가 잘못됐다.

아빠가 아니라 엄마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엄마의 몸이 시뻘건 불꽃에 휩싸였다. 엄마는 두 손을 들고 작게 비명을 지르는가 싶더니, 불덩이가 된 채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

“리쓰코!”

아빠는 큰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 윗도리를 마구 휘두르며 불을 끄려고 애썼다.

하지만 오히려 불길이 더 커졌다. 열기와 함께 동물을 태울 때 나는 독특한 누린내가 방에 가득 찼다.

어째서 엄마가…….

“요시오. 119에 신고해. 아니, 물이다, 물을!”

허둥대는 아빠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어째서 엄마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발치에서는 화염에 휩싸인 엄마가 열기와 고통으로 조그마한 몸을 비비 꼬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제는 소리조차 지르기 힘든지 그저 입만 뻐끔거릴 뿐이었다.

이제 구하기에는 늦었다.

다만 딱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 이것은 신이 내린 천벌의 결과이고, 신은 틀리지 않는다는 사실.

아무리 믿기지 않더라도 오직 이것만이 진실이다.

오직 이것만이…….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옮긴이의 말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 무시무시한 진상을
— 아야쓰지 유키토

미스터리 랜드(MYSTERY LAND)는 일본의 출판사 고단샤가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발행한 시리즈로, 콘셉트이자 캐치프레이즈는 ‘일찍이 어린이였던 당신과 소년 소녀를 위한’이다.

한마디로 ‘어린이를 위한 책(또는 동심을 되살리며 읽을 책)’이다. 그래서인지 분량이 짧고, 어려운 한자가 별로 없으며, 따스하고 아기자기한 내용이 많다. 우쓰노미야 시립 도서관이 수여하는 아동문학상인 ‘우쓰노미야 어린이상’을 받은 작품도 네 작품이나 된다.

그러나 여러 작가가 참여하다 보면 시리즈의 틀을 깨는 작가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 작가가 마야 유타카였다고 하

면 “그럼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독자도 많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탐정은 절대적 존재’라는 것이 본격 미스터리의 기본 원리다. 사건의 진상을 모조리 알고 있으니 ‘신’에 비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마야 유타카는 ‘과연 탐정은 신이 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바탕으로 미스터리 소설의 절대자인 명탐정의 위치를 가늠해왔다. 그리고 이 의문에 대한 일종의 해답을 제시한 작품이 바로 미스터리 랜드 시리즈 중 하나인 《신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이 작품에는 사건의 진상을 밝혀주는 ‘신’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요시오는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소년 탐정단 친구들과 함께 사건에 도전하지만, 사건은 초등학생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결국 요시오는 자칭 ‘신’인 같은 반 스즈키에게 답을 묻고, 스즈키는 말과 천벌이라는 방법으로 요시오에게 진상을 알려준다. 문제는 탐정 역할을 맡은 신이 절대로 친절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진상은 알려주되 사건 해결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여기에 빈줄이 있습니까?

빈줄을 넣지 않았는데 계속 이것으로 지적이 나옵니다.

이유가 뭔가요? 엊그제에도 질문을 올렸었는데 답은 없고, 지적은 계속 나오고...

대체 이유가 뭘까요?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요?

답이라도 좀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이런 지적이 안 나올까요?

지금까지는 인용이 아닌 것을 빈줄을 넣었다고 지적을 받았고, 이건 당연한 지적이였는데

얼마전부터 안 넣은 빈줄을 넣었다고 줄창 지적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대체 어쩌라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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